조합설립인가, 동의율은 몇 퍼센트인가
조합설립인가는 사업에 법인격이 생기는 순간입니다. 이때부터 협상하고 계약하고 소송할 주체가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동의율이 사업마다 가장 오래 걸리는 관문이기도 합니다.
동의율 — 재개발과 재건축이 완전히 다르다
많이들 하나의 숫자로 기억하는데, 도정법은 재개발과 재건축에 서로 다른 요건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 숫자들은 조례가 아니라 법률이 직접 정한 값입니다.
재개발사업은 토지등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그리고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 토지소유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도정법 제35조제2항). 사람 수와 땅 면적 두 축을 모두 넘겨야 합니다.
재건축사업은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주택단지 전체 구분소유자의 100분의 70 이상과 토지면적의 100분의 70 이상 동의에 더해, 공동주택 각 동별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동의가 따로 필요합니다(제35조제3항). 동별 요건 때문에 전체 동의율이 높아도 한 동에서 막혀 인가가 안 나는 일이 생깁니다. 구분소유자가 5명 이하인 동은 이 동별 요건에서 빠집니다.
재건축 구역에 주택단지가 아닌 지역이 포함돼 있으면 그 지역은 따로 셉니다. 토지 또는 건축물 소유자의 4분의 3 이상과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합니다(제35조제4항).
동의를 받기 전에 추정분담금을 알려야 한다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를 받기 전에 추정분담금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를 토지등소유자에게 제공해야 합니다(제35조제10항). 얼마가 들지 모르는 상태에서 동의서에 도장을 찍게 하지 말라는 취지입니다.
다만 이 단계의 추정분담금은 말 그대로 추정입니다. 시공사도 정해지기 전이고 설계도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숫자는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 분양신청 통지에서, 최종적으로는 관리처분계획에서 나옵니다.
인가까지의 순서
정비구역 지정·고시가 먼저입니다. 도정법은 조합설립인가를 정비구역 지정·고시 후에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제35조제2항·제3항). 구역이 확정되지 않으면 누가 토지등소유자인지가 정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 정비구역 지정·고시 — 구역 경계가 확정됩니다.
- 추진위원회 구성·승인 — 조합을 만들기 위한 준비 조직을 시장·군수등이 승인합니다.
- 추정분담금 등 정보 제공 — 동의서를 받기 전에 해야 합니다.
- 동의서 징구 — 위의 동의율을 채웁니다. 실무적으로 가장 오래 걸리는 구간입니다.
- 창립총회 — 정관을 정하고 임원을 선출합니다.
- 조합설립인가 신청 — 정관, 정비사업비 관련 서류, 시·도조례가 정한 서류를 첨부합니다.
- 인가·고시 — 조합이 법인으로 성립합니다.
인가받은 내용을 바꾸려면
조합이 인가받은 사항을 변경하려면 총회에서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고 다시 시장·군수등의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제35조제5항). 설립 때보다 낮은 문턱이지만 여전히 가중 다수결입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사항은 총회 의결 없이 신고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시장·군수등은 신고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수리 여부를 통지해야 하고, 통지하지 않으면 그 기간이 끝난 날의 다음 날에 수리한 것으로 봅니다(제35조제6항·제7항).
재건축은 인가 직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막힌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조합설립인가 후에 건축물이나 토지를 양수한 사람은 조합원이 될 수 없습니다(제39조제2항). 재개발은 기준 시점이 더 뒤인 관리처분계획인가입니다.
즉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직후부터,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이후부터 매수자가 조합원 자격을 못 받습니다. 같은 정비사업인데도 거래 가능 구간이 완전히 다릅니다. 매수를 검토한다면 이 시점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예외가 여러 개 있습니다. 근무·생업·질병치료·취학·결혼으로 세대원 모두가 다른 시·군으로 이전하는 경우, 상속으로 취득한 주택으로 세대원 모두 이전하는 경우, 세대원 모두 해외 이주하거나 2년 이상 해외 체류하려는 경우, 1세대 1주택자로서 소유·거주 기간이 대통령령이 정한 기간 이상인 경우 등입니다. 상속과 이혼으로 인한 양도·양수는 애초에 제한 대상에서 빠집니다.
조합원이 될 수 없게 된 사람에게는 조합이 현금청산에 준하는 손실보상을 해야 합니다(제39조제3항).
여러 명이 한 명으로 묶이는 경우
토지나 건축물을 여러 명이 공유하면 그 여러 명을 대표하는 1명만 조합원으로 봅니다. 여러 명의 토지등소유자가 1세대에 속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제39조제1항).
세대를 나누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많은데, 1세대로 구성된 여러 명이 조합설립인가 후에 세대를 분리해도 여전히 1세대로 봅니다. 이혼과, 19세 이상 자녀가 실제로 주민등록과 거주지를 분리해 분가한 경우만 예외입니다.
조합설립인가 후에 한 사람에게서 소유권을 넘겨받아 여러 명이 소유하게 된 경우도 대표 1명만 조합원이 됩니다. 지분 쪼개기로 조합원 수를 늘리는 것을 막는 규정입니다.
인가 이후 조합이 갖는 힘
조합설립인가가 나면 조합은 법인이 됩니다. 계약의 당사자가 되고, 소송의 당사자가 되며, 총회 의결로 의사를 결정합니다. 그 전까지 추진위원회가 하던 일은 준비 행위에 불과했습니다.
주택법을 적용할 때 조합을 사업주체로 보고, 조합설립인가일부터 주택건설사업 등의 등록을 한 것으로 봅니다(도정법 제35조제8항). 별도로 등록하지 않아도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지위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이후의 모든 인가 신청은 총회 의결을 전제로 합니다. 사업시행계획인가도, 관리처분계획인가도 신청 전에 총회를 거쳐야 합니다(제50조제5항, 제45조). 조합 내부 분쟁으로 총회가 열리지 못하면 사업 전체가 멈추는 구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 재개발과 재건축 중 어느 쪽 동의율이 더 높나요?
- 단순 비교는 어렵습니다. 재개발은 사람 수 4분의 3(75%)에 토지면적 2분의 1, 재건축은 사람 수와 토지면적 모두 70%에 더해 각 동별 과반수입니다. 전체 비율은 재개발이 높지만, 재건축의 동별 요건이 실무에서는 더 자주 발목을 잡습니다.
- 동의서를 한 번 내면 철회할 수 없나요?
- 동의의 대상과 절차, 철회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합니다(도정법 제35조제9항). 시점과 방법에 제한이 있으므로 관할 구청 또는 추진위원회에 확인해야 합니다.
- 조합설립인가가 난 재건축 아파트를 사면 조합원이 되나요?
- 투기과열지구라면 원칙적으로 조합원이 될 수 없습니다(도정법 제39조제2항). 다만 양도인이 법에서 정한 예외 사유에 해당하면 양수인이 조합원 자격을 승계할 수 있습니다. 예외 해당 여부는 거래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